billboard.egloos.com

노준영의 Billboard Beat

포토로그 마이가든





윤하 - Growing Season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라도 여태껏 몰랐던 매력을 발견할 때의 재미는 쏠쏠하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발휘되는 숨겨둔 센스, 덕분에 사랑에 빠지는 커플들도 상당수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Growing Season] 을 듣고 윤하(Younha)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들도 이런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진리를 몸소 체험한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Growing Season] 에서의 윤하는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을 한껏 뽐낸다. ‘헤어진 후에야 알 수 있는 것’ 과 ‘Lalala' 를 들으면 윤하가 ’피아노락‘ 을 보여주던 당찬 소녀라는 사실은 잠시 잊게 된다. 김범수와 함께 감수성을 적셔대는 ’헤어진 후에야 알 수 있는 것‘ 은 팝재즈 스타일이며, ’Lalala' 에서는 스캣까지 흥얼대며 충만한 재즈필을 과시한다. 전작에서도 재즈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지만, 그저 조용한 느낌을 만드는 데 급급했기에 더욱 놀라운 발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락’ 에서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좋아해‘ 와 ’Say Something' 은 ‘Audition' 과 ’비밀번호 486‘에서 보여준 발랄하고 신나는 소녀 락커의 모습이 아니라 헤비한 느낌을 살려 살을 붙여놓았다. 작정을 하고 거리로 나선 투사의 모습처럼, 윤하의 락 음악은 아랫배에 힘이 잔뜩 실렸다. ’피아노락‘ 에 무료함을 느끼던 이들조차도 다시 그녀의 앨범을 찾게 될 것 같은 자신감이다.


 

 확실한 감수성 카드로 대중들을 사로잡을 ‘오늘 헤어졌어요’ 를 필두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펼쳐놓은 방식으로 구성된 앨범도 적절한 짜임새를 이뤘다. 너무 대중성이 치우치지도, 그렇다고 외골수처럼 본인의 의지만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지나치게 가볍게 들리지도, 그렇다고 억지스런 무게감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Growing Season], ‘성장의 계절’ 이라는 앨범 제목처럼 자신이 아티스트로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센스있는 타협으로 각인시켜주는 훈훈한 모습이다. 애써 말해주려 하지 않아도 결과물로 공감하는 상황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자신의 모습을 한 가지로 국한시키지 않은 채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려 애쓰는 건 대중들의 지지에 대한 책임감이다. 윤하는 벌써 자신의 책임감에 대한 의무를 성실히 보여주고 있다. 앨범 제목처럼 아티스트로 꾸준히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이 겨울, 방한복 사이로 드러난 목덜미가 따뜻해 지는 앨범이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소속사에 있습니다.


Clazziquai - Mucho Beat Album Talk

 생각해보면 음악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숱한 세월 많은 창작자들이 거쳐 간 토양위에서 완벽히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배적인 트렌드를 듣고 또 들으며 만들어진 음악이 결국 ‘표절논쟁’ 으로 귀결되는 것도 귀에 익은 멜로디가 악보위에 펼쳐지는 당연한 결과에서 나오는 것, 21세기를 살아가는 아티스트에게 ‘창의력’ 을 어필하는 건 궁극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어느 순간 아침마다 해결하지 못하는 쾌변의 대한 갈증을 풀어 줄 ‘히어로’ 의 등장이 절실 해 진 것이다. 약간 허술해 인간적인 히어로 ‘리믹스’ 의 등장은 그래서 더 짜릿하다. 표현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줄타기도 벌이고, 리스너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르며 ‘방화범’ 을 자처한다. 트렌드한 음악에 지쳐 노골해진 귀에 불곱창을 쏟아 붓는 녀석, 리믹스는 신선함 그 자체다. 덕분에 대한민국 음악계에서도 리믹스의 개념을 설파하고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늘어났다.


 대한민국 일렉트로니카의 자존심, 클래지콰이(Clazziquai)도 리믹스의 진리를 아는 대표적인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2004년 1집 발매 이후 매 앨범마다 리믹스 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한 영역 표시로 눈도장을 찍어왔고, 원곡과는 맛 자체가 다른 조리법으로 리스너를 놀래키곤 했다. 4집 [Mucho Punk] 가 발매되었을 때도 4.5집의 존재감은 예측 가능한 가까운 미래였지만, 그래도 리믹스 앨범 [Mucho Beat] 를 받아드니 가슴속에 호빵을 가득 채운 듯 따뜻한 마음이 가득하다.


                            리믹스 앨범은 요 앨범의 사촌격!

  대중적 터치를 가미한 하우스와 펑키 넘버들을 선보였던 [Mucho Punk] 의 연장선상에서 [Mucho Beat] 는 리믹스를 위해 초대된 손님들과 감각의 질적인 수준이 모두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피아노로 시작되는 도입부만 들어도 그의 노랜지 알 수 있을 만큼 서정적인 하우스음악을 대표하는 ‘다이시댄스’ 가 3.5집에 이어 이번 앨범에 두 번째로 참여해 'Tell Yourself' 의 영어버전을 그만의 색깔로 리믹스 했다. 공연과 앨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친분을 쌓았던 ‘램라이더’ 와 캡슐의 ‘야스타카 나카타’ 가 각각 ‘Love Again' 과 'Kiss Kiss Kiss' 의 리믹스에 참여해 절정에 이른 센스를 뽐냈다. 또한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 손발을 맞추게 된 일본 하우스 음악의 대표 아이콘이자 리믹스로도 정평이 나있는 ‘스기우럼’ 이 ‘The Road’ 의 재창조를 맡았고, 더블유앤웨일(W&Whale)의 1.5집 앨범에 참여했던 스웨덴의 천재 뮤지션 ‘클라우드’ 는 ‘Back in Time’ 을 통해 감성적인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리믹스보다 신곡 찾는 재미를 추구하는 리스너들을 위한 선물도 준비되어 있다. DJ 클래지의 도도한(!) 매력과 알렉스의 건조하면서도 업된 보컬을 느낄 수 있는 ‘핑’, 경쾌한 분위기와 어우러진 호란의 보이스가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lalala', 시크하면서도 도시적 필이 가득 담긴 ’집착‘ 이 바로 그 주인공 들이다. [Mucho Punk] 부터 이어온 대중적 색채가 물이 올라 만들어 내는 사운드의 향연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귀로 듣고 머리로 느낄 것, 그러면 혈관을 파고드는 비트의 차가움에 온 몸을 떨게 될 것이다.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고 싶은 욕심만큼이나 보여주고 싶은 열정도 많은 아티스트다. 일렉트로니카의 대중화를 이끌며 보낸 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타고 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불씨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확실한 증거 아니겠는가. 이번 리믹스 앨범도 펄떡거리며 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생명력, 이번에도 감흥의 수준은 여전하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케이윌 -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Album Talk

 누군가의 ‘오마주’ 가 되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안 한 것처럼 기분이 찝찝해지는 건 물론일 테고, 오랜 시간 공들인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대세’ 와 ‘트렌드’ 가 존재하는 대중음악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개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수에게 ‘보이스’ 는 큰 무기가 된다. 메리 제이 블라이지(Mary J Blige)가 소울풀한 목소리로 부른 레이브 사운드 ‘Just Fine' 이 다르게 들렸던 것처럼, 똑같은 장르를 불러도 차별화 시켜주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축복받은 목소리 유전자가 괜히 주목받는 게 아니다.


 요컨대 케이윌(K.Will)도 상당히 선택받은 목소리를 타고 났음에 틀림없다. 그의 보이스는 다른 발라드 가수들과 다르게 만들어 주는 센스를 지녔다. 목장에 가서 소를 몰지 않아도 호소력있고, 서정성도 함께 묻어난다. 분위기를 완전히 먹어주는 화끈함 때문에 억지로 감정잡지 않아도 무대가 꽉 찬다. 이만하면 중박이 아니라 대박 아닌가? ‘감성보컬’ 이라는 말을 억지로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마음이 동하게 만드는, 그래서 케이윌은 빠른 속도로 대중들의 주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2번째 정규 앨범인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에서도 물기 어린 보컬과 진솔한 가사는 강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는 앨범의 트레이드 마크다. 슬픈 가사와 보이스 컬러로 감수성을 최대한 이끌어 내면서도 오버하지 않는다. 억지로 감성을 짜내려면 되레 짜증만 유발했을 터, 케이윌은 스스로 절제하는 방향을 택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아련한 느낌을 잘 표현해 냈다. 편곡과 비트감도 상당히 깔끔하다. 군더더기와 뱃살은 확 줄였다. 덕분에 가수가 음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늘어났고, 대중들은 부담 없는 청취 속에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까지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한 마디로 ‘잘 빠진’ 발라드 넘버다. 속사포 랩퍼 아웃사이더(Outsider)가 참여한 ‘최면’ 도 백미다. 미디움 업 템포 넘버로 다소 심심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아웃사이더가 잘 커버해주었고, 안 어울릴 듯 조화를 이뤄내는 케이윌의 보컬과 아웃사이더의 랩이 감칠맛을 더했다. 이어지는 ‘한국적 발라드’ 넘버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공감대 넘치는 가사가 돋보이는 ‘필름이 끊겼다’, ‘끊었던 담배’, ‘반복일 뿐이야’ 등은 멜로디 라인의 감성을 극대화 시켜 케이윌의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이별 몰랐던 날’, ‘다시 사랑하면 안되니’, ‘내 가슴이 운다’ 도 같은 관점에서 보면 좋을 듯 하다.


 사실 발라드 앨범은 듣다보면 어느 순간 따분해 지기 마련이다. 케이윌의 앨범도 단조로움의 미학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인위적인 슬픔을 쥐어짜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고, 오버하지 않는 케이윌의 보컬도 역시 청취하고 픈 앨범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찬바람이 강해지는 어느 날, 문득 꺼내어 함께 하면 좋을 앨범이다. 조미료를 가하지 않은 산뜻한 어머님의 음식처럼 소박한 매력이 있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Hwantastic Friends, 이승환 Album Talk

 무려 20년, 숫자만 보아도 입이 떡 벌어지는 시간동안 오직 음악으로 대화를 건 낸 뮤지션이 있다. 이승환, 이름만으로도 전설이 된 그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그의 음악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많은 이들의 가슴에 별이 되었다. 가슴이 아린 사람에게는 치유를, 도전을 앞둔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며 약장수가 떠들썩하게 팔아대는 ‘만병통치약’ 처럼 화끈한 치료효과를 자랑했다. 이승환의 약물(!)은 처방전 없이도 맘껏 구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없는 축복이기도 했을 터, 늘 변함없는 상상력으로 ‘쿠데타’ 를 일으켜 댔던 열정은 변함없이 녹아있었다. 이런 그에게 뮤지션과 리스너들의 끝없는 찬사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 [환타스틱(Hwantastic) 프렌즈] 는 ‘찬사’ 를 위한 앨범이다.



 이승환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환타스틱(Hwantastic) 프렌즈] 는 솔직하고 담백한 앨범이다. 데뷔 앨범 [B.C 603]부터 시작한 20년의 여정을 별다른 가공없이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원작이 완성도를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는 목표에 충실했고, 앨범에 담긴 리메이크 곡 모두 ‘웰메이드’ 넘버로 다시 태어났다. 일단 타이틀 곡인 ‘좋은 날2’ 를 주목하자. 데뷔 앨범에 수록되었던 ‘좋은 날’ 의 두 번째 버전 격으로 보면 좋을 이 곡은 [환타스틱(Hwantastic) 프렌즈] 의 의미를 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월이 가도 오리지널리티의 흙냄새는 가시지 않는 법, 구수한 된장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옛 넘버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도 환타스틱한 친구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좋은 날2’ 는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기억과 동시대의 감각이 만나 탄생한 따뜻한 넘버다. 티저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던 ‘서우’ 가 피쳐링한 ‘My Fair Lady' 도 새롭다. 금실금실한 서우의 매력이 녹아드는 방식이 무척 깔끔하게 맘에 든다.


 20년의 시간에 색다른 감각을 더한 뮤지션들의 면모도 남다르다. 이미 디지털 싱글로 공개가 되었던 ‘심장병’ 의 MC 스나이퍼, 아웃사이더, 호란, 그리고 ‘덩크슛’ 의 조권과 웨일은 시작에 불과했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에서는 클래지콰이(Clazziquai)가 엣지있는 포장솜씨를 뽐낸다. 인위적인 조미료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센스로 리스너의 귀를 간질인다. 깊어가는 가을, 낙엽을 밟으며 들으면 더욱 분위기가 오를 상큼한 분위기는 넉넉한 덤이다. 윤건과 이하늘, 타이거 JK, 버벌진트(Verbal Jint) 등은 ‘체념을 위한 미련’에서 호흡을 맞췄다. 과거에 매몰된 적이 없는 이승환의 음악에 입혀진 화려한 랩핑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곡의 분위기를 잔잔하게 이끌어 가는 윤건의 보컬과 각자 맡은 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이하늘과 타이거JK의 능력은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윈터플레이(Winterplay)가 재지한 느낌으로 만들어낸 ‘텅 빈 마음’ 과 유희열과 김종완의 감수성 가득한 ‘내가 바라는 나’, 그리고 이국적 느낌이 가득한 윈디 시티(Windy City)의 ‘크리스마스에는’ 도 놓치면 후회할 넘버들이다. 특히 앨범에서 새로운 맛을 보고 싶다면 윈디시티의 곡은 반드시 청취해야 한다. ‘김반장’ 의 ‘음악차력쇼’ 는 그야말로 감동의 궁극이니 말이다. 방점을 찍는 넘버는 명곡 ‘붉은 낙타’ 다. 피아(Pia)와 윤도현, 김진표, 노브레인(Nobrain)의 이성우가 하드한 느낌으로 표효 하는 시원한 느낌으로 ‘붉은 낙타’ 의 상징성을 되살렸다. 정평이 나있는 그들다운 색깔로 다시 듣는 이승환의 명곡은 가슴 뻥 뚫리는 짜릿함 그 자체다.


 필자는 음악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세대 간의 공감’ 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아버님 세대가 듣던 음악을 신세대가 듣고, 또 신세대가 듣는 음악을 아버님 세대가 들을 수 있다. 이런 반복적 과정 속에 접점을 찾아가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가 바로 음악이기 때문이다. [환타스틱(Hwantastic) 프렌즈] 는 이런 기능에 충실하다. 20년전 이승환의 음악을 들었던 사람에게도, 그리고 지금 새로 이승환의 음악을 접하는 사람에게도 [환타스틱(Hwantastic) 프렌즈] 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그는 시대를 넘어 신화를 썼다. 아직도 음악이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지니는 건 당연하다. 이승환은 ‘현재진행형’ 이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빌보드차트와 Wonder Girls Arcticle

 대한민국의 첫 번째 빌보드차트 이정표의 주인공은 원더걸스(Wonder Girls)였다. 이미 기사화 되었다시피 원더걸스는 10월 31일자 빌보드 싱글차트 76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많은 아티스트들이 미국 진출을 모색하며 도전해 왔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미지근한 반응 속에 묻히기 일쑤였고, 차트에 오른다 해도 싱글차트가 아닌 군소 차트에 오르는 것이 다였다. 결국 메인 차트는 ‘난공불락’ 의 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아리따운 소녀들은 마침내 대어를 낚았다. 115년 동안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철옹성을 가녀린 소녀들이 뚫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Music Music Music..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선택한 곡은 ‘Nobody' 였다. 미국에 진출하면 현지 프로듀서들에게 트렌드에 맞는 곡을 받아 터뜨리는 게 정석일 터,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발상을 전환한 게 원더걸스를 차별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물론 음악 자체는 어느 정도 미국발 트렌드를 흡수한 곡이었지만, 여기에 ’복고‘ 컨셉을 더하며 신선함을 담보했다. 한국 시장에서 익힌 무대 노하우와 트렌드 감각은 미국 리스너들에게 색다른 센스로 다가왔고, 다양한 취향을 지닌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태껏 미국에 진출했던 아티스트들의 전례를 뒤쫓지 않은 게 원더걸스에게는 최고의 무기이자 히트 코드였던 것이다.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 미국을 누비다


 홍보 방식도 남달랐다. 원더걸스가 택한 홍보 방식은 ‘콘서트 게스트’ 였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재야의 인재’ 가 되면 의미가 없는 법, 아이돌 스타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 는 최고의 조력자가 되 주었다. 미국 전역을 누비며 매 공연마다 오프닝 무대에서 ‘Nobody' 를 선보인 건 훌륭한 홍보 수단으로 작용했다. 현지 사람들과 손을 잡고 펼친 발로 뛰는 공격적 마케팅은 성공적이었음에 틀림없다. 결과가 증명해 주지 않는가? 이 또한 기존의 아티스트들과는 다른 점이었다.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에 박진영의 홍보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노력의 결실, 뛰고 또 뛰어라


 박진영이 처음 미국에 건너갔을 때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철저한 프로모션과 홍보, 그리고 발로 뛰며 알린 구슬땀의 결실로 유명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제공하고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박진영은 그간 다져놓은 토양위에 원더걸스의 뿌리를 심기 위해 끊임없이 구조를 개척하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앞으로 더 큰 목표에 도전하게 될 원더걸스에게도 노력으로 만들어 놓은 비옥한 땅은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해당 기획사에 있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