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비나는 4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음악적 자양분을 어릴 때 들었던 LP라고 말했던 릴리 알렌(Lily Allen)의 이야기처럼, 다비나도 깊은 음악적 이해의 폭을 어려서부터 남달랐던 음악에 대한 관심에서 찾는다. 이후 UCLA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며 피아노 협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세계적인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모비(Moby)등과 함께 Watermusic Records에서 발매한 ‘This Is Techno' 컴필레이션 앨범에 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욕심이었다. 이렇게 클래식과 일렉트로니카를 넘나들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두 장의 앨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2장의 앨범을 살펴보기 전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앞에서 언급했던 스스로 결정하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이다. 다비나는 자신이 가진 음악적 세계를 충실히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작업을 하며 작가, 작곡, 편곡, 노래, 레코딩, 믹싱까지 대부분의 작업을 소화해 냈다. ‘세계 최초’ 라는 수식어 보다는, 꿈꿔온 음악적 세계를 표출하고 싶은 그녀의 열정을 먼저 언급하고 싶어지는 부분이다.

[Black Label]은 일렉트로니카 앨범이지만, 지배적인 사운드와는 방향을 달리한다. 기술을 집약적으로 이용해 가장 말쑥한 편곡을 해내는 것, 이렇게 탄생한 결과물을 대중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일렉트로니카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비나의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이런 지배적 미덕을 방향으로 삼지 않았다. 광포하고, 쉴 새 없이 넘실대는 ‘깔쌈한(!)’ 전자음악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고 인간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발산한다.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사납게 달려드는 음악이 아닌, 매 마른 곳까지 만져줄 수 있는 음악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방향성을 지니고도 트랜스, 하우스, 테크노, 칠아웃 등 다양한 장르는 제대로 표현해 내었다. 미국의 일렉트로니카 전문 레이블인 ‘Water Music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던 세계적 수준의 곡 ’Reflection of Sunlight'과 ‘Love Me'를 필두로 브릿팝을 듣는 것 같은 몽환적 느낌을 자아내는 ’Yearning'과 ‘Breathing Without Air', 일렉트로니카 본연의 가치에 충실한 ’Crush', ‘Kiss Me' 까지, 대중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넘버들이 가득하다.
클래식과 일렉트로니카는 서로 다른 감수성을 표현하기에 동시에 작업하기 쉽지 않은 곡이다. 하지만 다비나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신이 꿈꾸던 음악 세계를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소박하지만, 강한 진심을 담아서 말이다. 한 번의 주목으로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오르는 가수보다는, 끝까지 음악을 하며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은 앨범 안에서 힘을 얻어 빛난다.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 다비나의 음악 세계에 대한 기대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글/팝컬럼리스트 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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