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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복제를 넘어선 해답, W&Whale Album Talk

 2008년 9월, [Hardboiled]는 충격과 공포(!)였다.‘코나’ 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음악적 여정은 두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더욱 더 탄탄해지기 시작했다. ‘플럭서스’ 라는 이름을 달고 메인스트림으로 뻗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확실한 ‘비주얼’, 웨일(Whale)의 합류로 보강포인트까지 완벽하게 맞췄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세 남자의 욕심은 결국 빛을 보았다. 일렉트로닉 팝의 진화, 그 해답은 W&Whale(더블유 앤 웨일)에게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랐고, 방송 출연을 비롯해 많은 인기를 모았다. 숱한 노력 끝에, 결국 원하던 음악적 방향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실 더블유 앤 웨일의 음악은 전신이라 할 수 있는 W(더블유)때 보다 크게 변화했다. 더블유 때는 고집스러운 전자음으로 채색해 둔탁하면서도 자극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더블유 앤 웨일에서는 전자음은 단순히 ‘동거자’ 일 뿐이다. 어려운 요소를 쉽게 돌리면서 대중들에게 한 발 자국 다가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게다가 배영준의 월드뮤직적인 감각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드는 형태로 바뀌었다. 코나 때부터 꾸준히 월드뮤직 감수성을 내뿜고 싶어했던 그에게도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어깨에 힘을 조금 빼고 만든 넘버들은 대중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모 기업 광고에 삽입된 ‘R.P.G Shine' 이나 'Too Young to Die (too drunk to live)' 등, 전자음악이라는 기본적 모토는 버리지 않은 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결국 공감과 소통이라는 ’유의미적 음악‘ 을 만드는 작업의 정석이 [Hardboiled]였던 것,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잭팟은 오랜 고민 끝에 완성되었다. 클래지콰이(Clazziquai)의 모범 답안을 따라가는 듯 했지만, 종착역은 차별화된 더블 유 앤 웨일이었다. 마지막 관건은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임펙트를 다음 앨범에서 다시 보여주는 것이었다.


 [Random Tasks]를 보면 데뷔 앨범을 통한 고뇌와 부담은 잘 해결 된 것으로 보인다. 자기복제로 끝나다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1월 15일부터 2월 21일까지 열렸던 동명의 전시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현대미술에 대한 평을 쓰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건, 지금 시대에 예술과 문화적 측면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따로 구분하려는 시도가 어설프게 점철되는 경우가 많고, 서로 주고받는 영향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더블유 앤 웨일은 이런 사실을 영리하게 간파한 것 같다. [Random Tasks]가 전시회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시도와 결과들을 담아내었다고 하는 걸 보면, ‘공생’ 과 ‘합일’의 중요성에 대한 고민은 이미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이틀 싱글인 ‘High School Sensation' 은 명확한 해답이다. 경쾌한 비트위에 올려진 웨일의 시원하고도 절제력있는 보이스가 돋보이고,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보여주는 음악적 색깔은 마치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상상력을 보는 듯하다. 오늘도 고등학교에서 생활지도부와 무언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은, 이 곡을 들으면 하늘로 날아가고 싶다는 기(!)를 팍팍 주입받을 것이다. 감성적인 넘버 ’별똥별‘과 신나는 넘버 ’Blue', 독특한 느낌의 ‘Dirty Jean Blues' 도 주목해야 할 곡이다. 특히 ’별똥별‘에서 보이는 감성적이지만 힘 있는 베이스 라인과 웨일의 자작곡 ‘Dirty Jean Blues'에서 느낄 수 있는 이유없는 비장함은 반드시 들어봐야 할 앨범의 매력 포인트다. 이밖에 1.5집에 걸맞는 리믹스 넘버들도 다양하다. DJ 클래지, Cloud(클라우드), DJ Soulscape(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등이 참여해 만들어낸 리믹스 넘버들은 음악적 센스의 극치를 선사하고 있다. 더블유 앤 웨일이 들려주고 싶었던 다채로운 사운드 파티는 이렇게 결론을 제시한다.


 더블 유 앤 웨일의 음악은 문화적 현상을 이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고, 아직도 실효성은 유효한 것 같다. 1.5집은 2집으로 넘어가기 전 발전의 과도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다.
좀 더 지향점이 분명한 사운드, 더블 유 앤 웨일은 이렇게 스스로 왜 일렉트로닉 팝의 대안인지 증명해 내고 있다.


글/팝컬럼리스트 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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