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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과 휴식, 리사 엑달 Album Talk

 리사 엑달(Lisa Ekdahl)은 근래 보기 드문 두 얼굴(!)을 지닌 여자다. 그녀를 대표하는 얼굴 중 하나는 바로 재즈다. [When Did You Leave Heaven]이나 [Sings Salvador Poe]와 같은 앨범에서 싱그럽고 상쾌한 보이스로 재즈 본연의 색을 맛깔스럽게 살리며 많은 리스너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Sings Salvador Poe]에서는 자신이 가진 보이스의 장점을 최대로 살린 보사노바 넘버를 가득 넣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아쉬운 건, 재즈만으로 액달의 장점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하나의 얼굴이 존재한다. 월드뮤직 느낌 가득한 포크가 바로 그것이다. 두 가지 자아, 그리고 두 가지 음악을 하면서도 리사 엑달은 결코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음악의 중심점으로 삼아왔다. 큰 어려움 없이 두 가지 장르를 부드럽게 품에 안고 있는 건 물론이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창조하며 물오른 감각까지 과시했다. 중용을 지키면서도 말이다.


 

 리사 액달을 재즈 뮤지션으로 알고 있는 이라면 어색할 수도 있는 앨범이지만, 그녀가 여태껏 걸어온 캐리어를 약간만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재즈보다 포크에 더 관심을 보여 왔다. 2000년에 보사노바를 실컷 들려준 이후, 리사는 꾸준히 포크 음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음악장르에 경계를 치기 보다는, 깊이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그녀의 욕심이 만들어 낸 작은 변화라고 생각하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동안 리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미성에 가까운 보이스가 큰 역할을 했다. 물론 재즈 보컬로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많은 보이스였지만, 지배적인 생각을 바꾼 그녀의 매력이 또 다른 장점으로 다가왔다. 삶의 희노애락을 담을 줄 아는 깊이와 함께 리사 액달은 잔잔히, 하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음악을 해 왔고, 결국 많은 리스너들의 가슴속에 그녀의 진심이 전달된 것이다. 한 번의 인상으로 결정 해버리는 자극적인 트렌드 음악과는 선을 긋는 깊이는 이런 부분에서 우러나온다.


 

 새 앨범 [Give Me That Slow Knowing Smile]은 소박한 매력이 돋보이는 포크 음악을 담았다. 케렌 앤이 직접 편곡에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타이틀 싱글 Give Me That Slow Knowing Smile를 필두로 리사 엑달은 가장 편안하고 가장 따뜻한 사운드의 세계로 리스너를 안내한다. 마치 고즈넉한 시골에서 구워먹는 고구마와 감자의 맛처럼, 따뜻하고 달콤하며 구수한 매력이 넘친다. ‘I Don't Mind'나 ’I'll Be Around'와 같은 넘버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보이스로 뽑아내는 소리는 깔끔하면서도 인간적인 색채가 가득하다. 게다가 소소하게 자신의 감정을 실어내는 실력도 역시 리사 엑달이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화려하지는 않다. 그게 흠이라면 흠이다. 하지만 화려함은 치장에 불과할 뿐, 리사 엑달은 음악 자체로 자신에게 옷을 입힌다. 더 이상 꾸밈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다. 이밖에 'Don't Stop'나 ‘Sing', 'Beautiful Boy' 등의 싱글로 주목할 만한 곡들이다.


 튀는 것도 어렵지만, 소리 없이 자신을 나타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리사 엑달은 늘 튀지 않지만, 조용히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 왔다. 8년만의 영어 앨범인 본작에서도 그런 매력은 여전하다. 눈을 감고 그녀의 보이스에 귀를 기울여 보자. 잊고 지냈던 여유의 바람이 가만히 뺨을 스칠 것이다.



글/팝컬럼리스트 노준영

사진/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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