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캬! 쿠라키 마이의 1위 소식
일본에 국내 가수들이 진출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일본진출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이라는 정서상의 거리감과 문화의 이질감을 극복해내는 일이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서를 받아들으면서 한국 정서의 끈을 이어가는 초고난도의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동방신기와 같은 가수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화려한 무대매너와 가창력, 그리고 수려한 가창력도 한 몫 했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은 ‘오리지널리티’ 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일본 문화에 동화되어 버렸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방신기는 일본 시장에서 활동하며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고, 결국 일본에서도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이런 이유 때문에 작곡 분야의 일본 진출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국적 정서를 가득 머금고 있는 감수성 덕에, 일본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는 곡을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 ‘중용’의 덕을 찾는 과정도 엄청난 고뇌를 동반하게 된다. 머리를 싸매는 고통이 지나가야 얻을 수 있는 결실이다.
‘Beautiful'을 작곡한 송양하씨도 차트 1위의 비결을 이런 부분에서 찾고 있다.

"일본 시장의 대중가요의 작곡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일본인들의 취향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정서를 곡에 녹여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본의 곡들과는 다른 한국적 정서를 없애지 않고 잘 조화시켜 새로운 신선함을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며 발휘한 감수성이 쿠라키 마이의 아름다운 보이스와 만나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번 타이트 싱글 ‘Beautiful'을 들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아노와 현악기를 베이스로 사용하며 R&B 리듬을 충실히 구현했는데, J-Pop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와 국내 발라드의 정서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지점이 있다. 도덕시간에 배웠던 ’중용‘의 덕을 이런 곳에서 새롭게 발견할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소식이다. 외국에서 한국 음악이 통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우리만의 감수성과 우리만의 음악으로 앞으로도 좋은 소식이 이어졌으면 한다.
글/팝컬럼리스트 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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