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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vin DeGraw - Free Album Talk

 음악에 보이지 않는 깊이가 존재한다는 건 중요한 사실이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감동과 소울풀한 감성을 가득 채워놓는 영민함, 메인스트림에서 주목받는 보컬이 되기 위해선 이정도 깊이는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개빈 디그로(Gavin DeGraw)는 그래서 '완소‘ 보컬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유기농 채소같이 깔끔하고 담백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꾸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튀려하지도 않는다. 곁에 두면 든든한 애인처럼, 그렇게 개빈 디그로는 리스너들에게 사랑받아왔다.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나 엄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개빈 디그로는 8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음악에 대한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능을 꾸준히 살려 버클리 음대를 수료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꿈을 키우던 그는 R&B 명가로 잘 알려져 있는 J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2003년 데뷔 앨범 [Chariot] 발매하기에 이른다. 싱글로 발표되었던 ‘I Don't Want to Be'는 선풍적인 반응을 얻었다. 재능을 뽐내는 프로그램에 나온 많은 출연자들이 이 곡을 택해 노래를 불렀고, 드라마 메인 테마로 사용되기도 했다. 필자도 이 곡을 흥얼거리다 원곡 훼손이라며 많은 욕지거리를 들었던 기억이 날 정도다. 2008년에는 셀프 타이틀 소포모어 앨범 [Gavin DeGraw]를 발매했다. 데뷔 앨범보다 강력해진 락 사운드를 들려주며 새로운 이미지로 어필하는 저력도 과시했다. ’In Love With A Girl'은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두 번째 앨범을 통해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는 뮤지션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에게는 아주 탄탄한 수확이었다.


 누구보다도 우직한 그가 세 번째 앨범 [Free]로 돌아왔다. 강력한 록의 색채에서 약간 벗어나 이번 앨범은 소울풀한 보이스를 담아내는 데 주력한 듯 하다. 첫 번째 싱글로 커트된 ‘Stay'부터 ’소울‘ 이라는 단어는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디스토션 걸린 기타가 더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수려한 멜로디와 깊이있는 보이스로 리스너의 감성적 측면을 적절하게 자극하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크리스 위틀리(Chris Whitley)의 곡을 커버한 ‘Indian Summer' 도 그렇다. 열대야 같은 끈적끈적함과 뜨끈함이 함께 살아있다. 소포모어 앨범에서 보여준 음악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모습이다. ’Dancing Shoes'와 ‘Glass'도 빼놓으면 섭섭한 트랙이다. ’Dancing Shoes' 에서는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갈고닦은 연주 실력을 맘껏 과시하고 있고, ‘Glass' 는 앞에서도 강조한 소울풀함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보석 같은 트랙들이다. 개빈 디그로 본연의 매력이 살아있는 ’Free', 소박한 음악 자체의 매력을 맘껏 살린 ‘Why Do the Men Stray' 등도 꼭 들어보길 바란다.


 꾸밈이 많은, 그래서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만연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빈 디그로는 너무나도 쉽게 시대를 역행해 버렸다. [Free]에서 보여지는 음악들은 모두 심플하고 담백하다. 꾸밈보다는 음악 자체의 맛을 살렸고, 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았다. 마치 할머님의 손맛을 보는 듯 뿌듯하고 따뜻한 맘이 든다. 앨범 제목만큼이나 자유롭고 감수성은 넘친다. 필자는 얼마 전 드렁큰 타이거 8집 리뷰에서 힙합을 논하기 전에 사람을 논한 따뜻한 앨범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개빈 디그로의 앨범도 그렇다. 음악을 말하기 전에 사람이 존재한다. 근래 보기 드문 구수한 앨범이다.



글/음악평론가 노준영

사진/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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