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ifer Hudson, Next R&B Big Thing!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의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한국 팬들의 가슴에는 환상적인 연기와 노래를 선보였던 드림걸스의 모습이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이야기하려면 아메리칸 아이돌 이야기부터 꺼내야만 한다. 진정한 ‘신데렐라 스토리’ 로 자리매김하며 시즌7의 우승자까지 배출한 이 프로그램의 3번째 시즌에서 제니퍼 허드슨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시즌3의 우승자는 판타지아 베리노(Fantasia Barrino)였다. 제니퍼 허드슨은 수려한 가창력을 뽐내며 청중과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시청자의 마음까지는 얻지 못했다. 결국 일찌감치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는 탈락이었지만, 판타지아의 우승까지 이어진 시즌3는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실력있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탄탄한 실력을 지닌 그녀의 데뷔는, 탈락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수순이었다. 꼭 1등만 앨범을 내고 데뷔를 하는 건 아니었기에, 음반 제작자들의 손길을 은근히 기대했을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어쨌든 가능성을 보여준 그녀는 2006년, 그 가능성을 꽃피운다. 바로 드림걸스에서 였다. 극중 에피 화이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녀는 오스카상을 수상하며 비욘세(Beyonce)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에 중심에 선다. 사실 드림걸스는 비욘세를 위한 영화였다. 그녀가 메인 캐릭터를 연기했고, 스타텀에 올라있는 그녀는 영화 홍보에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 틈 속에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 제니퍼 허드슨은 진정한 보석이었다. 누구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진주였다.


 

 그런 그녀의 첫 번째 셀프타이틀 앨범이 공개되었다. 사실 2006년에 대박을 터뜨렸으니, 앨범까지 연이어 날렸다면 홈런을 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늦은 감이 있다고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준비를 거친 앨범이고, 고민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대중의 기대치는 많이 올라가있고,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터, 제니퍼 허드슨의 고뇌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팬들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받아든 데뷔앨범은 기다린 시간만큼이나 값진 곡들로 채워져 있다.


 일단 그녀의 이름값 만큼이나 비싼 프로듀서들의 면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니요(Ne-Yo), 팀발랜드(Timbaland), 티페인(T-Pain), 로빈 씨케(Robin Thicke)등 트렌디한 흑인음악으로 한 가닥 한다는 프로듀서들은 모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앨범부터 이렇게 초호화 프로듀서를 대동하고 음악을 조율한 걸 보면, 그녀의 임펙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알 수 있을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는 말이 있다. ‘중용’을 알지 못하고 각자 개성에 따라 튀어버리면 앨범도 산으로 간다. 하지만 스타 프로듀서들 답게 자신의 개성을 감추고 제니퍼의 매력을 띄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첫 싱글로 커트된 ‘Spotlight'는 니요가 함께 작업한 스타게이트(Stargate)가 참여한 트렌디 R&B 넘버다. 단조롭지만 부담스럽지 않는 멜로디 라인이 좋고, 듣기 편해 대중성을 두루 지녔다. 'Giving Myself' 나 'You Pulled Me Through' 는 앨범의 색깔을 알 수 있는 곡이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어보면 알 수 있는 점 하나가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트렌디에서 약간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도 볼 수 있는데, 제니퍼 허드슨의 보이스가 워낙 좋은 탓에 보이스의 매력을 십분 살리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한다. 사실 음악에서 가장 큰 무기는 가수 본인의 보이스와 가창력이 아닌가 한다. 듣는 이가 음악을 들었을 때, 감흥을 느낀다면 그게 가장 큰 수확이다. 제니퍼 허드슨은 이미 좋은 무기를 지니고 있다. 고전적인 가창력 말이다. 그래서 따로 손을 대거나 기교를 부릴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트렌디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느낌을 바로 여기에서 온다. 판타시아와의 듀엣곡인 'I'm His Only Woman' 는 앨범의 백미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아티스트가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으로 마치 브랜디(Brandy)와 모니카(Monica)의 ’The Boy Is Mine' 생각나게 한다. 두 사람은 경쟁구조에서 각각 한 번씩 승리했다. 판타지아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승리했고, 제니퍼 허드슨은 드림걸스 오디션에서 승리했다. 이 곡에서는 승부의 여부를 떠나 각자 소울풀한 가창력을 맘껏 뽐내며 왜 자신들이 음악계의 대안인지 증명해 보이고 있다. 레트로한 R&B 느낌도 충만하고, 가창력을 통한 곡의 진행도 매우 돋보인다. 아주 뛰어난 트랙이다. 이밖에 훅이 인상적인 R&B 넘버 ‘What's Wrong', 강렬한 비트의 ’Pocketbook', 파워R&B 발라드 ‘Invisible' 등도 주목할만한 곡들이다.


 사실 지금까지 제니퍼 허드슨의 이름은 드림걸스에 묻혀져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발매를 통해 조금 달라질 듯 하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초반에 탈락한 한풀이라도 하려는 듯, 쭉쭉 뽑아내는 시원한 가창력과 신인답지 않는 곡 해석력은 앨범을 듣는 이들에게 커다란 감흥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 또다른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니, 음악 하나만으로 그녀를 정의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적어도 흑인음악의 본연적 측면에서, 그녀는 주목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근래 보기드문 데뷔 앨범이다.

 

by 노준영 | 2008/10/07 15:52 | Album Tal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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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_yh_ at 2008/10/09 00:36
4년을 고대하면서 기다린 데뷔앨범치고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ㅜㅜ
Commented by 노준영 at 2008/10/09 14:35
저도 사실 만족스러운 건 아닌데요..^^
그래도 데뷔 앨범이니 좋게 보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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